본문 바로가기

바깥소식(가나다라 순)/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일제 피해자들 한과 눈물, 창고 방치할 순 없다” (광주드림)


 

“일제 피해자들 한과 눈물, 창고 방치할 순 없다”
이금주 회장의 기록들 디지털화
크라우드 펀딩 돌입
일본 상대 투쟁 일기·재판 서류 등
시민모임서 기록화하기로
강경남 kkn@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7-05-31 06:00:00

▲ 위부터 이금주 회장이 남긴 일기장, `나고야 소송 지원회’와 주고 받은
서신 봉투, 일본 정부와 전범기업들의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는 활동 모습이 담긴 사진들.



 “일제 피해자의 한과 눈물을 창고에 방치해 둘 수 없습니다. 일제 피해자들의 눈물과 한이 가득한 자료들이 지난 시대를 반추하는 소중한 역사적 자료로 남을 수 있도록, 여러분이 햇볕이 되어주세요.”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맨앞에서 일본 정부와 전범기업들을 상대로 한 법적 투쟁을 이끌었던 태평양전쟁희생자광주유족회 이금주(98) 회장. 그가 남긴 투쟁의 기록들을 결코 지워지지 않을 ‘역사’로 만드는 작업이 추진된다.

 30일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에 따르면, 이 회장이 직접 기록하고 보관해온 ‘태평양전쟁희생자광주유족회’ 기록물들이 5·18기념문화센터와 시민모임에 보관 중이다.

 1992년을 시작으로 수십 차례 일본을 오가며 제기한 7번의 소송 관련 각종 재판 서류, 피해자 신고 목록, 활동자료, 사진 등이다.

 특히, 시민모임은 1990년부터 2011년까지 이 회장이 작성한 일기장·사진자료들을 별도 보관하고 있다.

 당시 사회적 무관심 속 정부도 외면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던 이 회장의 활동사를 생생히 보여주는 기록들이다.

 자료들은 이 회장이 수년 전 광주에 있던 집을 정리하면서 시민모임에 특별히 보관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막상 이 자료들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진 못한 상황이다.


“훼손·멸실 위험” 전산화 작업키로 

 라면이나 과자 상자를 기준으로 30상자에 달할 만큼 워낙 방대하고, 대부분 한자와 일본어로 돼 있어 시민모임도 자료를 살펴보고 정리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일부 자료 훼손이 우려돼 “더이상 방치해둘 순 없다”는 게 시민모임의 설명이다.

 지난 3월 시민모임이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으로부터 받은 이 회장과의 서신, 재판 관련 자료들 중에는 벌써 글자가 희미해진 것들도 있었다.

 이에 시민모임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훼손·망실되기 쉬운 자료를 디지털·전산화해 더 이상 자료가 훼손되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의미가 큰 자료들을 분류하고, 한글로 번역하고, 일기 및 각종 회의록을 한글문서화할 계획이다.

 다만, 이 작업엔 상당한 시간과 인력·비용 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시민모임은 자료 분류 및 DB작업에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 중이다.

 광주NGO재단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소셜펀딩플랫폼’ 상상트리에서 500만 원을 목표로 7월3일까지 기부·후원을 받고 있다.

 시민모임 이국언 공동대표는 “이 회장이 남긴 자료들에는 강제징용 피해자·유족들이 일본 정부의 문을 두드리며 싸운 과정 속에서 나온 `외로운 목소리’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를 강제징용·징병 등 피해자들의 집단으로 제기한 `천인소송’, `우키시마호 폭침사건’ 등 각종 소송에 참여한 원고들의 명단, 일본 법정에서 한 증언 내용, 진술서 등은 “어디서도 구할 수 없는 귀중한 자료”라고 강조했다.

 
“역사적 자료로 활용하는 것, 숙제”


  이 대표는 “이 회장이 일제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걸치지 않은 곳이 없을 만큼 넓은 활동을 벌여 우리지역 피해자들의 운동사, 역사, 아픔 등을 세세히 알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강제징용과 관련해 일본 시민사회의 움직임도 이 회장의 자료들을 통해 파악 가능할 것이다”고 기대했다.

 특히, 시민모임은 이 회장 자료들의 디지털 및 전산화가 향후 `태평양전쟁광주유족회’ 활동사 정리, 자료집 발간,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 등 관련 분야 학술연구, 역사교육 자료 개발, 역사 계승 사업의 중요한 밑바탕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 회장은 1942년 11월 결혼한지 얼마되지 않은 남편이 일본에 강제 징용당했다. 이후로 그의 남편은 돌아오지 않았다. 이 회장은 태평양전쟁희생자 광주유족회 회장을 맡아 1988년부터 자신과 같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권리 찾기에 앞장 서 왔다.

 2012년 노환으로 활동에서 물러난 그는 요양병원에서 생활 중이다.

 크라우드펀딩 참여: `상상트리’ 웹사이트 http://www.socialfund.co.co.kr/bbs/board.php“bo_table=reward&wr_id=38

 시민모임 기부·후원/문의 전화: 광주은행 계좌 105-107-349730/062-365-0815.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이금주 회장이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 하는 시민모임’에 맡긴 각종 자료들.

이금주 회장이 일본 법정에서 한 증언 내용이 기록된 재판 서류.


<기사 원본>

http://www.gjdream.com/v2/news/view.html?uid=480512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http://cafe.daum.net/1945-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