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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경제포럼

넉넉하고 풍성한 추석명절 ~ 고향길 안전하게 잘 다녀오세요^^

유통경제포럼 - 시삽메일
넉넉하고 풍성한 추석명절 ~ 고향길 안전하게 잘 다녀오세요^^
2013.09.18, 최인식

 

 

 

<며늘아, 에미도 명절이 무섭고 힘들단다 ! >

귀성길 차안에서 다퉜나, 아들·며느리 눈치보고
얄미운 며느리 불쑥 던진 말에 상처받아
저희도 나이들면 알겠지,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지말이유

여기는 시방 명절이 콧등이라 어수선하다우.
세월이란 놈은 또 왜 이리도 씽씽 달리는지.

입만 청춘인 안동댁은 뜀박질 흉내를 내면서는
'우산 뽈트 달려가듯 세월이 간다'고 하더이다.
'우산 뽈트'가 뭔지 영감은 아슈?

또 그놈의 청승이라고 하겄지만,
내가 오늘은 이바구 좀 해야겄소.
그까짓 갱년기 국물에 말아먹은 지 십수년이고,
하루하루 숨 붙여 사는 것도 기특한 칠순
늙은이가 암만해도 우울증에 걸렸나 보오.

해 저물녘 마루에 걸터앉아 있으면 엄마 잃은
코흘리개마냥 철철 눈물이 나고요.

허구한 날 바람이라 내 속을 숯검댕이로 태운 영감탱이,
산송장이라도 좋으니 아랫목에서 좀 더 뭉개다 가지
그새 갔나 싶습디다. 노망이 맞지요?

어제는 웬수 같은 천식이 불같이 도져
부랴부랴 택시 잡아 타고 병원엘 갔댔지요.
혼자 동그마니 앉아서 진료를 받으니 의사가 물어요.

"보호자는 안 오셨나요?" 병원을 돌아나오는데
유리문에 비친 내 모습이 가관이데요.

축 처진 볼에 기역자로 굽은 등이 마귀할멈이 따로 없어.
팔뚝엔 또 염치도 없이 거뭇거뭇 저승꽃이 피어서는,
왕년의 강숙자, 그 대찬 기운은 어디로 갔는가 서글퍼집디다.



그래도 추석이니 자식들 만나 좋겠다고요? 좋지요.
햇살 같은 내 손주들이 좋지요. 자식들은 어려워요.
그네들 머리에도 서리 내려 그런가,

해가 갈수록 말 붙이기도 힘드네요.
대문간 들어설 때부터 내가
아들 며느리 눈치를 본다면 말 다했지 뭐유.

귀성길 차 안에서 다투진 않았는가,
그까짓 차례가 뭐라고 돈 버느라 피곤에 전 아이들을
예닐곱 시간씩 고속도로에 갇히게 한 건 아닌가.

미리미리 음식 장만해놔야지 서둘렀어도 차례상 올리기 직전까지
잡일이 넘쳐나니 며늘애들 눈 맞추기 면구스럽고,
짜증도 나고요. 명절은 1년에 한 번만 치르면 안 되는 건지
염라대왕한테 좀 물어봐주슈.

지난 설엔 둘째 며늘애가 '기름진 명절 음식 누가 먹는다고
이렇게 많이 하세요?' 하는데 가슴이 철렁 내려앉습디다.
'누가 먹긴 누가 먹어, 니 남편이 먹고 니 자식들이 먹지 이것아!'
소리가 목울대를 넘어오는데, 꼴깍 삼켰지요.

서울 올라갈 땐 동그랑땡 하나 안 남기고 들기름에
참깨까지 바리바리 싸들고 가는 주제에. 먹다 남은 과일까지
죄다 싸주면 그제야 얼굴이 뽀얗게 펴져서는 '어머니, 또 올게요옹~'
하고 자동차에 낼름 올라타는데 얄미워 죽겄어요.

이래저래 퍼주고 나면 남는 게 없어 시에미는 김치 한 가지에
물 말아 먹기 일쑤라는 것을 자식들은 알까요.
나도 뒷집 장성댁처럼 김치 담그고 고추장 담가 보낼 때
택배비에 수공비까지 에누리 없이 받아낼까 고심 중이라오.
삼팔광땡 시어머니 만난 줄도 모르고 투덜거리기는. 안 그러우?

그래도 몇 살 더 먹었다고 큰 며느리는
이 시에미 심중을 아는 것도 같습디다.
그 목석 같던 며늘애가 음식 몇 가지는 알아서 만들어도 오고,
말끝마다 '무릎도 아픈데 좀 앉아 계세요'


'어머니 음식은 언제 먹어도 맛있어요' 하는 소릴 다 할 줄 알고요.
일면식 없는 처녀들이 느닷없이 전화 걸어 '고객님 사랑합니다~' 해도
가슴이 뭉클한데, 며늘애한테 그 비슷한 소릴 들으니 마음이 다 울컥합디다.

더러 못된 시어머니도 있겄지요.
세상 변한 줄 모르고 안하무인으로 구는
시어머니도 가다가다 있겄지요.


암만 그래도 배 속에서부터 며느리 괴롭히려고
작심하고 태어난 사람 있겄어요?
유세를 부려봤자 한물간 권력이요,
낼모레 저승길 떠날 신세인데
애교로 좀 봐주면 안 되나요?

제 아들 굶기나 싶어 며느리 집 냉장고 단속하는 시어머니도 별로지만,
명절이라면 도끼눈부터 뜨는 유식한 여자들도 격은 없어 보입디다.

허구한 날 어린 자식 쥐 잡듯 하는 저희는
얼마나 민주적인 시어머니 될란가
저승 가서 지켜볼라고요.

그러게 물려줄 땅이라도 좀 있었으면 나도 큰소리치고 살 것 아니유.
살아 생전 뭐 하고 싸돌아다니느라 밭 한 뙈기를 못 사놨수.

거두절미하고, 저승길에 무사히 갔거든, 백수 된 우리 셋째
좋은 직장 구하게 해달라고 염라대왕님한테 빽 좀 써보슈.
마흔이 코앞인데 여태 제짝 못 찾은 우리 딸내미,
주름살 늘지 않게 틈날 때마다 좀 굽어살펴주시오.

참, 올 추석은 큰아들네가 콘돈가 뭔가 하는 데서 지낸답디다.
음식은 저희가 장만할 터이니 날더러는 맨몸으로 오랍디다.
우리 손주들 좋아하는 깨송편 만들어서 이고 지고 갈라고요.

영감도 정신 바짝 차리고 잘 찾아오시오.
새로 난 경춘고속도로가 빠르다 하니,
알토란 같은 손주들 보고자프면 우산 뽈트처럼
씽씽 달려오시오. 날아오시오.

영감 잘 지내시고 다음에 또 봅시다,,,,

[모셔온 글]

즐거워야 할 우리네 명절에 며느리들의 명절 증후군 못지 않게

부모님들도 힘들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 글을 읽고나서야... 어느 할머니가 명절을 보내고 나서

하늘 나라에 먼저 간 남편에게 쓴 글이라내요

읽는 내내 어찌나 가슴이 먹먹한지..

울 유통경제포럼 회원님들 올 명절에는 먼저 부모님입장에서 생각해보면서

조금 더 편안하게 기쁘게 해드릴수있는 일이 더 없나 살펴보면서..

보름달처럼 풍성한 날 되시구 귀향길 안전운전 하시면서 고향길 잘 다녀오세요

" 더도말고 덜도말고 한가위만 같아라"하는 말처럼 풍성하고 행복한 중추절 되시기를 바랍니다.

사랑하는 회원님들 고향길 안전하게 가시고 오랜만에 만나시는 가족 친지분들과 함께

그동안 나누시지못한 담소도 많이 나누시고 맛난 음식도 많이 드시고...

돌아오시는길에도 즐겁고 행복한 마음 가슴가득 채우시고 안전하게 귀가하시길요.

어느해보다 더 행복한 추석 명절 보내시길 바래봅니다.

-바람에 띄운 그리움 카페 참조-